[국내보안뉴스] 금융권 해킹 대책으로 뜬 ‘제로트러스트’, 정부 예산 및 지원 체계는 오히려 후퇴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해킹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모든 접속자의 신원과 접근 권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이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회사들을 향해 제로트러스트 원칙에 맞춘 보안 체계 재구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당국의 권고와 달리 실질적인 정부 차원의 정책과 예산 지원은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까지 제로트러스트 전면 확산을 목표로 세웠지만, 정작 관련 지원 예산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정책 목표와 실제 현장 지원 간의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산 감소와 제도적 미비는 상대적으로 보안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제로트러스트 도입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실태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보안 취약 계층을 위한 특화 지원 사업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성공적인 제로트러스트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예산 증액과 기업 규모별 맞춤형 지원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아울러 기업들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자사의 네트워크 및 데이터 접근 권한을 세분화하고, 지속적인 인증 및 감시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능동적인 대응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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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트러스트 구축은 단순히 보안 솔루션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레거시 서비스의 인증·인가 로직을 세분화하고 mTLS 등을 적용하는 대대적인 아키텍처 리팩토링 과정입니다. 현장 개발자 입장에서 인프라 개편과 코드 수정에 필요한 리소스 지원 없이 규제만 강화되면, 결국 형식적인 패치나 '무늬만 제로트러스트'인 시스템이 양산될 위험이 큽니다. 실질적인 보안성을 확보하려면 엔지니어링 공수를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과 예산 지원이 시급합니다.
공격자 관점에서 가장 노리기 좋은 표적은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구체적인 구현이 지연되는 '보안 공백기'입니다. 특히 예산 지원이 끊긴 중소 협력업체들은 서플라이 체인 공격의 취약한 고리로 작용해, 금융권 내부망으로 침투하는 최적의 우회 경로가 될 것입니다. 말뿐인 제로트러스트는 공격자에게 새로운 우회법을 찾을 시간만 벌어줄 뿐이므로, 허점뿐인 지속적 검증 체계를 노린 지능형 권한 상승 공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해킹 사고에서 보듯 기존 경계 기반 보안의 한계가 명확해진 만큼, 제로트러스트로의 체질 개선은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핵심 리스크 관리 과제입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축소는 아쉬운 대목이나, 기업은 이를 단순한 정책 이슈로 치부하지 않고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보안 거버넌스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제로트러스트는 매몰 비용이 아닌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한 필수 투자이므로, 공공 지원과 무관하게 경영진 차원의 독자적인 이행 로드맵 수립과 예산 확보가 시급합니다.